소수자의 가족구성권을 위한 <의료결정권 워크숍>

비범한 프로젝트 2012.11.28 14:54

 

 

 

소수자의 가족구성권을 위한 <의료결정권 워크숍>

 

- 일시 : 2012년 12월 8일 (토) 오후2시-4시

- 장소 : 이룸센터 다목적실 1 (국회의사당역 4번출구)

- 주최 : 가족구성권연구모임 + 언니네트워크

- 지원 : 아름다운재단 2012변화의 시나리오

 

발표    의료결정을 중심으로 본 소수자 자기결정권의 제도화 : 더지(가족구성권연구모임)

 

토론    박재경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의사)

          최현숙 (노인복지분야 활동가)

          크리스 (그루터기 회원, 전 병원 목사)

          진경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나기 (언니네트워크 활동가)

          윤가브리엘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대표)

          이승현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연구원)

 


소수자들은 어떻게 불행에 대비할 수 있을까?

 

소수자들의 자기결정권은 종종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침해됩니다. 죽음과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해 나의 생각이 전달될 수 없을 때 ‘가족’들의 대리결정은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닥친 불행을 더욱 심대한 불행으로 만드는 사건이 되기도 합니다. 비혼, 동성애자, 트랜스젠더인 당신의 삶을 알지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장애인,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당신의 결정을 무시한다면, 늙었다는 이유로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가족’에게 자동적으로 위임되는 대리결정권은 정당한 것일까요?

 

해외의 의료위임제도를 살펴보고, 인권활동가와 의료전문가 등과 함께 소수자의 의료결정권 및 의료결정위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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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북 구입신청 마감 및 발송 안내

비범한 프로젝트 2012.06.18 18:34

스토리북 <비정상 가족들의 비범한 미래기획> 온라인 구입신청이 마감되었습니다^^

 

현재 스토리북 잔여수량은 약 50권으로,

언니네트워크(02.3141.9069 ㅣ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204-17 101호)에서 1만원에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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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입금자명 '언니네네트워크'로 15000원을 보내주신 분을 찾습니다~!

7월 3일에 택배발송작업을 마쳤고, 받으실 분들에게는 등기번호를 핸드폰으로 알려드렸는데요,

혹시 그동안 아무 연락도 못받으셨다면 입금자 확인이 되지 않으셨기때문이에요~

언니네트워크(02.3141.9069)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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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말들 - 1

비범한 프로젝트 2012.05.30 16:24

어느 덧 300여분이 설문지를 남겨주셨어요.

소중한 말들 기획단만 보고말기가 아깝네요!

 


뼈가되고 살이 되는 말말말


더욱 다양한 가족의 소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홀로 가족, 조손가족 아이가 없는 가족, 다문화 가족들이 빠진 이유가 있나요? 작품의 수도 조금 아쉽네요. 그러나 제 이론에 대한 확신을 얻어서 기분 좋게 돌아갑니다. 고생하셨습니다.

 

RE : 노년공동체나 청소년 등 다양한 세대와 성별 및 성적지향, 국적, 인종, 장애에 따른 소수자들의 이야기 가득가득 많이 담고 싶은 마음은 컸습니다. 그동안 가족구성권연구모임/언니네트워크의 활동 속에서 지속적으로 만나지 못한 분들의 경우, 저희들이 섭외하는 데 주저함이 있었습니다. 저희들의 이해가 깊지 않을 수 있고, 이런 작업에 참여하는 것은 오랜 시간의 연대와 힘주기의 결과로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것은 앞으로해야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적은 종류의 가족형태, 양이었다.특히 반려동물과의 가족구성 섹션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가족구성형태가 분리되어서 전시된 듯 하여 아쉬웠습니다. 전체적 양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각 섹션의 어우러짐이 있었다면 개인적으로 더 좋았을 것 같아요^^

 

RE : 더 많은 사진을 보고 싶다는 평가가 많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고,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사진들은 스토리북에 실었습니다^^ 가족형태 역시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다양하게 섞이고 풍부해질 수 있기를 저희들도 바라마지 않습니다.  

 

맥락을 모르는 사진이 있어서, 자료집 보지 않으면 알 수없는 난점이.. 사진 옆에 캡션을 두는 것도 어떨까 해요~

 

RE :  ^^ 덕분에 바로 다음 날 캡션을 붙였지요~ 감사합니다^^

 


주최측도 감동하는 말말말


행복하게 살고싶다'는 희망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지만, 여기에 모인 소수자들은 남들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생각도 들었고 오프닝에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던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앞으로 내가 가족제도 바깥의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때 큰 참고가 될거 같아요. 이런 사람들이 있고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상당한 위로를 받았습니당. 감사합니당.


쉽게 드러나지 않은 삶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재현되는 것만으로도 감동스럽습니다. 보다 실제할 수 있는 삶을 위해서!

 

RE :  힘이 되는 말 감사드려요.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면 앞으로 더 좋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겠죠^^!

 

 


주최측이 배워가는 말말말


정상'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권위적이고 편협적인 단어인가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다양성은 인정하자는 말을 쉽게들 하지만 과연 피부로 느끼고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나도 말은 그렇게 하면서 행동은 따르지 않고 있지 않나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여러분들을 항상 지지하겠습니다.

 

어느덧 여성주의는 소수에 관한 사회적 폭력을 적극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논의가 민주주의하는 주류적이고 흠 많은 공간에서도 논의되었음 한다. 주류와 대안의 경계가 허물어지길 바란다. 그런측면에서 "비정상가족"전에서 아이러니컬하거나 직접적으로 드러난 비혼, 동성애들의 일상성은 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사실 우리사회에 '정상가족'이 존재할까? '정상'인척하고 살아갈 뿐. 누군가는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장애'를 갖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를 돌보기 위해 그저 가족이름을 달고 살고 있기도 하다. 나의 성정체성을 고려해 가정을 꾸리는 이도 그닥없다. 누군가 '가족'의 이름으로 같이 살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이가 있다면 그 초대를 우리사회는 허락해줘야 하지 않을까? '가족공동체'가 정말 의미있어야 한다면.

 

 


기분째지는 말말말


사회적으로 비정상으로 보이는 이들에 관련된 전시회에 처음왔는데 너무 좋았고 인식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데려온다면 인식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여태까지는 오히려 해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ㅋ)

 

막연한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는데 그들의 현실을 담은 사진과 이야기가 가슴에 더 밀접하게 다가왔습니다. 지인들께 추천할만한 전시회인 것 같아요! 포스터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더 많은 관람객이 와서 봤으면 좋겠어요.

 

이런 전시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뭔가 선입견 같은 것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인데 남남커플이나 여여커플의 모습이 너무나도 다를 것 없이 편안해보여서 뭔가 미묘한 느낌이다. 두둥 충격받은 느낌! 내가 생각을 잘못했었구나하고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한 전시^^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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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스케치] 전시 준비와 오프닝

비범한 프로젝트 2012.05.28 03:35

 

 

덕분에 복작복작한 오프닝과 둘째날의 전시를 마치고 셋째날(28일) 문을 열었습니다.

마지막 연휴인만큼 많은 분들 발걸음을 기다려요^^ 저녁9시까지 활짝 열려있습니다~

 

찾아주신 분들, 찾아주실 분들에 감사하며 지난 첫째 둘째날의 모습을 남겨봅니다.

아! 그 전에 전시 설치날의 풍경을 잠깐 보실까요?

 

 

전시장이아니라 전쟁터

 열심히 글씨를 파내고 있습니다.

 

 

모두모두, 글씨를 파내고 있습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님도 파내고 있습니다.

 

글씨 파내기의 달인

 

 

 파낸 글씨를 문지르고

 

부부 도배집에서 오신 게 아님, 기획단 자루와 타리

 

이렇게 해서 완성된 것이 바로...

 

 

 

 

공동체  전시는 아예 살림을 차림.

오후4시에 시작해, 밤12시에 설치를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송희정(독립큐레이터)님 덕분! 정말 감사합니다^^

 

드디어 전시장 오픈!

 

단체관람 /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의 대학생모임

전시설명 도슨트로 기획단 평화 투입~

 

 

전주 비혼여성공동체 비비 / '우리 사진이 잘 나왔나...'

 

애기들 관람중.

 

 

 

_ 오프닝 파티 _

인터넷 기사에 '앞치마중창단'이라고 알려진 언니네트워크 '묻지마중창단의 공연

'It gets better(점점 나아질 거야 더)'

 

 

축사를 위해 발걸음 해주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대표 박재경님과

장애여성공감 대표 배복주님

감사합니다^^

 

 

 

 

전시를 가능케 해주신 주인공들^^

<전주 비혼여성공동체 비비>의 마을님과

<장애여성가족>으로 참여해주신 지원님의 한 말씀 안들을 수 없죠.

 

정상가족 관람불가展은 6월 1일까지 계속됩니다.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는 오후1시 부터 관람이 가능하다는 사실~

그리고 5월 29일 (화) 저녁 7시반에는 <2012 비정상가족보고서> 전시발표회가 있습니다.

스탠딩 오프닝과 달리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무릎 걱정 말고 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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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족관람불가>展 관람안내

비범한 프로젝트 2012.05.18 17:49

정상가족 관람불가展 ㅣ 대학로갤러리 (혜화역 2번출구) ㅣ 2012년 5월 26일 (토) ~ 6월 1일 (금)

 

전시 시간 ㅣ 5월 26일 ~ 5월 28일 주말 및 공휴일 ㅣ 오전11시~오후9시             

               ㅣ 5월 29일 ~ 6월 1일 주중 ㅣ 오후1시~오후9시

 

오프닝파티 5월 26일 (토) 오후 5시 ㅣ 발표회 5월 29일 (화) 오후 7시30분

 

스토리북<비정상가족들의 비범한 미래기획> ㅣ 400권 한정ㅣ 전시장에서 판매  (1만원/권)

 

단체관람 ㅣ 사전 신청시 전시 설명(도슨트) 제공 ㅣ http://family-b.net/28   5월 24일 (목)까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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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서로를 입양한 우리 - 고양이가 내게 왔다

비범한 가족이야기 2012.05.18 16:45

 

 

l 비범한 가족이야기2012년 3월~10월까지 8개월 동안 발행되는 월간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서 조금은 다른 가족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의 기고 또는 인터뷰를 통해 꾸며집니다. 월마다 특별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4~5편의 가족이야기가 펼쳐집니다. 

l 5월의 키워드 ‘돌봄’
함께 사는 순간, 서로를 마음에 담는 순간 돌봄의 마음과 역할이 생겨난다. '미워도' 해야만할 돌봄도 있고, 사랑만으로 실행되지 않는 돌봄도 있다. 돌봄의 관계는 원망, 짜증, 피로가 따라오기도 하지만, 어울려살 수 있도록 해주는 염치,이해, 의지, 행복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 '돌봄'은 엄마 혹은 여성들만 해야하는 역할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5월의 첫 번째 이야기  [7화] 서로를 입양한 우리, 고양이가 내게 왔다

 

루인(트랜스젠더/퀴어 연구활동가, runtoruin@gmail.com)

 

 

함께 살고 적응하고, 다시 살아가고: 리카에게

  

서둘러 모래와 화장실, 사료를 주문했다. 기대는 했지만 내가 고양이와 함께 살 줄은 몰랐다. 길고양이를 임보하고 있다는 연락을 전해들었고, 고민했다. 두려웠고 두근거렸다. 망설이다가 너무 늦지 않게 연락을 했다. 서둘러 필요한 물품을 구매했다. 그렇게 묘연(猫緣)을 준비했다.

 

물품을 준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내가 문제였다.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었다. 꽤 오랜 바람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엔 준비가 없었다. 고양이가 주인공인 만화책, 고양이와 함께 사는 법을 설명한 책 한 권 읽은 적 없을 정도로 내겐 막연함 뿐이었다. 그저 물품을 사고, 누군가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정도의 각오만 있다면 충분한 줄 알았다. 그렇게 덜컥, 말 그대로 덜컥, 고양이가 내게 왔다.

 

내게 온 첫날 리카는 곧장 집을 탐사 했다. 낯선 곳이라 구석에 숨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집 전체를 돌아다니더니 나의 무릎 위로 올라왔다. 잠시 앉아 있다가 내 팔을 앙, 물곤 내려갔다. 리카는 우아했고 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밤엔 달랐다. 밤마다 우다다 달렸고 난 잠을 잘 수 없었다. 한창 바쁘던 그때 나는 밤을 거의 뜬 눈으로 보내곤 했다. 잠이 들만 하면 리카는 달리거나 울었다. 밤에 자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깨지 않으려고 했지만 혹시나 아파서 우는 것일까봐, 자리에서 일어나곤 했다. 그리고 아침이면 푸석한 얼굴로 집을 나섰다. 헤벌쭉 웃는 얼굴이기도 했다. 좋았다. 내 표정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헤벌쭉 웃으며 다녔지만 함께 사는 것이 편한 것만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혼자 산 나는 옷을 어떻게 갈아 입어야 할지, 샤워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한동안 리카가 날 볼 수 없는 곳에서 옷을 갈아 입었고 샤워 후 옷을 다 챙겨 입고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내게 고양이는 함께 사는 어떤 존재였다. 그랬기에 리카와의 동거가 사람과 동거하는 것처럼 낯설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리카는 임신한 고양이였다. 고양이와 생전 처음 사는데 벌써 출산 경험이라니... 길고양이라 몸이 부은 것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그럴리 없었다. 배가 너무 빵빵해서 내게 오고 1~2주면 출산할 것만 같았다. 몇 주를 오늘내일 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서야 출산했다. 리카는 내 무릎 위에서 출산하려고 했다. 출산을 앞두고 내가 마련해준 자리가 아니라 내 무릎 위에서 힘을 주었다. 난 서둘러 리카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출산이 끝난 후 다시 나의 무릎 위로 올라와 골골거리며 한동안 온기를 나눴다. 그렇게 여덟 아기 고양이가 태어났다.

 

 

출산 후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리카와 나의 관계는 나빠지고 있었다. 나의 잘못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해 일 년 중 그 시기가 가장 바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밤 늦게 돌아왔다. 여덟 꼬물이를 돌보는 리카의 어려움, 스트레스를 공유할 시간이 부족했다. 시간은 핑계다. 리카가 아이를 돌본다면 나는 리카와 정서적 교류를 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늦게 귀가했기에 한 시간이라도 리카와 함께 하려고 했지만, 고백하건데 그땐 여덟 아깽이가 더 귀여웠다. 리카가 아기들에게 젖을 주는 동안 밥과 물을 마실 수 있게 작은 접시에 밥과 물을 담아 직접 먹이기도 했지만 이 정도론 부족했다. 리카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변했고.. 아니 내가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어떤 존재와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지 못 한 나는 이 긴장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 출산한 존재와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고 또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 해야 하는지 몰랐다. 내가 마음을 혹은 몸을 열어야 함을 몰랐다. 그 누군가의 습관에 일방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조금씩 조절해야 했는데 그걸 몰랐다. 난 신경질을 감추지 못 한 상태로 리카에게 최선을 다하는 척했다. 그것을 눈치 못 챌 리카가 아니었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게 우리의 관계는 안정기에 들어섰다. 분양이 끝난 다음의 일이었다. 아기고양이에게 정을 붙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이름을 붙이지 않았지만 아이를 분양하며 가끔은 울었다. 한 번은 꺼이꺼이 울기도 했다. 그렇게 이별하며 리카와 나, 그리고 리카의 딸 바람만 남았다. 그제서야 내게 여유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혹은 무언가를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리카의 눈을 보며우리 많이도 말고 일단 20년만 같이 살자고 말하곤 했다. 집고양이 평균 수명이 15년이라고 하니 20년이면 과한 욕심도 아니잖은가. 다른 많은 집사들이 그렇게 믿듯, 별 다른 일 없이 오래오래 함께 살기를 바랐다. 우리 셋, 오래오래 함께 살기로 약속한 우리 셋.

 

리카는 애교가 많고 또 내 손을 많이 요구했다. 내가 집에 있을 때면 수시로 놀자고 울었고, 내 무릎 위에 올라와 있길 바랐다. 내가 집을 나서면 문 앞까지 나와 가지 말라는 표정을 지었다. 집에 들어갈 때면 자다 깬 얼굴로 달려나와 나를 맞이했다. 외출할 때면 나가지 말라는 표정이었지만 쓰레기를 버리러 1분 가량 나갈 때면 야옹야옹, 울곤 했다. 어디가냐며 울었다. 너무 서럽게 울어 미안할 정도였고, 또 기쁘기도 했다. 잘해주는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날 찾는 것일까? 리카가 바라는 만큼 함께 놀지도 않고 리카가 바라는 음식을 양껏 주는 것도 아닌데... 리카는 언제부터 나를 자신의 동거인으로, 동반종으로 받아들인 것일까? 내게 리카는 그냥 어느 순간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리카를 내 일부로 받아들여야겠다고 다짐해서가 아니었다. 함께 살면서 그냥 어느 순간 그렇게 되었다. 공간을 공유하고 생활을 함께 하며, 그 역사가 켜켜이 쌓이면서 우리는 서로의 일부가 되었다.

 

역사를 공유했지만 난 리카가 하는 말, 고양이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싶진 않았다. 처음엔 궁금했다.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 수가 없어 사람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내가 리카에게 충분히 잘 해 주는 것이 아니기에 무섭기도 했다. 내가 충분히 잘 해줄 수 없기에 리카가 어떤 얘기를 할지, 어떤 불만을 토로할지 걱정이기도 했다. 그냥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이 편했다. 적어도 나는 안도할 수 있었다.

 

두렵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 간의 대화가 아닌 다른 방식의 언어가 더 좋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상대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식의 대화가 좋았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리카와 살면서 깨달았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소통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계. 이것은 역사를 쌓아가며 각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깨달았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몰랐다. 이 과정에서, 인간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은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나의 말을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빚은 비극은 아닐까를 고민했다. 소통할 수 있다는 기대가 관계를 파국으로 이끄는 것은 아닐는지. 대화할 수 없는 상황은 관계를 더 편하게 만들고 (역설적으로)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함께 살며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나중에 더 잘 해 줄게라고 적당히 미래를 약속하며(혹은 현재를 유예하며) 우리 셋은 잘 어울렸다. 시간은 흘렀고 일 년을 넘겼다. 고양이와 일 년 넘게 살았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약속한 20년 중 고작 일 년을 함께 했지만, 그 일 년은 내가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고민하는 계기였다.

 

고양이와 가족을 꾸린다는 것, 그것은 결국 일방적으로 내가 도움을 받는다는 의미였다. 주변 사람들 모두 내가 고양이와 살면서 많이 변했다고 얘기했다. 긍정적 의미에서의 변화였다. 수다가 늘었고 삶에 여유가 생겼다. 고양이와 살며 지출하는 적잖은 비용으로 경제적 여유는 줄었지만, 삶엔 여유가 생겼다. 이 여유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스몄다. 진부한 얘기지만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것은, 내가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아니라 고양이가 나를 돌보고 내가 나를 돌보는 일이다.

 

2011 5월 어느 날 일주일 정도 리카가 밥을 안 먹었다. 뒤늦게 병원에 데려갔고 입원을 했다. 의사는 간이 없다고 했다. 급성이 아니라 일 년 이상 진행된 것 같다고 했다. 사흘 가량을 입원했다. 매일 병문안을 가며 리카가 깨어나길 바랐다. 리카의 얼굴을 보며우리 함께 살기로 했는데, 얼른 일어나야지라고 말하며 좋은 생각만 하려 했다. 행여나 안 좋은 나의 마음이 전해질까봐 마냥 괜찮은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면서도 리카를 붙잡고 있는 것이 나의 부당한 욕심은 아닐까 갈등했다. 리카는 이렇게 누워 있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운데 나의 욕심이 리카를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그래서 미안했다. 잘 해준 것도 없는데 아픔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만 같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있는 날, 그 햇살 뜨겁던 날 오전 11 20분 경, 리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 고양이별로 서둘러 떠났다. 리카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 해 미안했고, 또 미안했다.

 

리카를 떠나보내는 시간을 겪으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두 개 뿐이었다. 미안하고 고마워. 화장장에 걸려 있는 많은 메모장에도 같은 말 뿐이었다.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더 사랑하지 못 해서, ‘다음에라고 미뤄서 미안했다. 한창 바쁠 때 놀자고 하면 조금은 짜증난 목소리로나중에라고 말했던 것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때 다만 1분이라도 시간을 냈다면 좋았을 텐데. 1분이 그렇게 대단한 시간도 아닌데.

 

그리고 1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있다. 우리의 관계는 법적 해석에선 가족도 아니고 입양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다. 하지만 관계와 정서적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가족이며 서로를 입양한 사이기도 하다. 리카의 빈 자리를 바람과 내가 함께 채우고 또 애도한다. 비록 이 애도는 소수의 사람과만 공유할 수 있는 것이지만, 공유할 수 있는 사건이란 점에서 공동체의 일이기도 하다. 나는 반복해서 글을 쓰고 얘기를 하며 공개적 사건으로, 애도할 수 있는 사건으로 만들고 있단 점에서 리카는 내가 맺은 공동체 혹은 가족의 구성원일 수밖에 없다. 리카가 내 가족임을 확증하는 행동은 우리가 함께 살았던 시간을 공론화하는 일이기도 하다. 가족만이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가 아니라 이런 작업을 하는 관계가 가족/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리카, 안녕. 그리고 안녕.

 

(리카를 입양하기 직전부터 생활이 안정기에 접어든 7개월 가량의 이야기는 ricathecat.tistory.com 에 있고, 그 이후의 일상과 리카를 떠나보냈을 때의 이야기는 www.runtoruin.com 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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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스포일러] 6화 엉망진창 시스터즈

비범한 프로젝트 2012.05.10 00:35

 프로젝트 스포일러 미리 알아서 재미없어지는 얄미운 스포일러가 아닌 비범한 프로젝트를 즐기기 위한 풍부한 오감을 만들어주는 스포일러! 전시회 및 스토리북에 소개될 10가족들의 인터뷰 및 사진촬영 에피소드를 조금씩, 조금씩 흘려드립니다!

 

[6화] 엉망진창 시스터즈

20대와 30대 여자 4명이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엄청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는 얘기는 종종 들려왔다. 이 언니들을 한번 깊게 파보자! 조심스레 제안을 했고, 4명의 언니들은 몇 시간의 '가족회의' 끝에 이 프로젝트에 '우리 가족이 꼭 들어가야 한다'며 손을 덥썩 잡아주었다.

 

3월 25일 파주 문발리 방문

 

리더를 맡고 있는 미정님, 설거지와 알람을 맡고 있는 먼지님, 모범을 맡고 있는 시타님과 만났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인터뷰였다.(이 가족 완전 만화 같다 ㅋㅋ) 장장 4시간이 넘는 인터뷰 동안 '가족'으로 관계 맺기 위한 노력들. 관계의 윤리. 노력들은 통한 느린 변화와 성장에 대한 주옥 같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고, 가족 혹은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새로운 고민들을 가득 안고 집에 돌아왔다.

 

   

 

4월 8일 파주 촬영

4명의 언니들은 스스로를 '엉망진창 시스터즈'라고 이름 붙였고, 이 관계가 식구, 가족이라는 것을 표시내기 위해서 또는 가족이면 이렇게 해야 되지 않나... 하는 마음에 약간 오바스러운 노력들을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많이 배우기도 하였다고. 그 노력들 중 하나가 바로 중창단! 시타님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함께 화음을 맞추며 노래 했단다. 우리는 기타 치며 노래하는 훈훈한 모습을 동영상에 담았고 엉망진창 시스터즈를 위한 멋진 앨범 자켓 사진을 찍어보았다.

          

 

멋진 사진을 위한 작가들의 혼신

          

   

 

4명의 엉망진창 시스터즈는 이제 3명이 되어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 한다고 한다. 정상가족의 헤어짐이 그들을 흔드는 것이라면, 이들의 이별은 실패의 경험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과 맞닿아 있다. 함께 했던 시간을 부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역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면서 현재의 불안과 기쁨을 나누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비정상가족이 가진 힘이 아닐까?

 

엉망진창 시스터즈의 노래가 궁금하다면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리는 [정상가족 관람불가展]의 문을 꼭 두드려 주시라. 이들의 치열한 노력과 태도들을 엿볼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사과뿡, 제이, 휴이

촬영     사과뿡, 제이, 강치

글        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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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족 관람불가> 展 5.26~6.1

비범한 프로젝트 2012.05.08 15:23

 

 

정상가족 관람불가 展

2012.5.26 ~ 6.1

대학로 갤러리

관람시간  오후1시~9시 (주말 및 공휴일은 오전11시~오후9시)

 

주최    ㅣ 언니네트워크 / 가족구성권연구모임

지원    ㅣ 아름다운재단

블로그 ㅣ http://family-b.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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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비오는 날의 찬란한 유언들

비범한 프로젝트 2012.04.30 20:15

 

궂은 날씨와 빗소리가 주는 묘한 공기.

4월 22일 일요일, 한국여성노동자회 나비에서 비혼과 퀴어를 위한 <찬란한 유언장>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신 가운데, <더월2, If these walls could talk, 2000>의 1961년 에피소드를 함께 감상하면서 고요히 문을 열었습니다.

 

 면회시간에 오세요.
새벽에 운명하셨네요. 혹시 고인의 가족은 없으신가요?
할머니께서 다른 집을 구하실 때까지 이 집을 처분하지는 않겠습니다.

 

30여년을 함께 살아온 노년의 레즈비언커플 에비와 에디스. 둘만의 소박한 행복이 함께하던 나날 중 에비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에디스는 홀로남은 세상에서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 상영 이후 불이 들어오자 곳곳에 눈시울을 붉힌 참가자들이 보입니다. 여러 번 봐도 볼 때마다 목이 매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가족제도 바깥의 관계들은 어떤 불행의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도 합니다. 함께 돈을 모아 구한 집도, 함께 찍은 벽걸이 액자도, 내 삶의 일상이자 터전도 의미없는 타인들과 제도에 의해 하얗게 탈색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불행의 순간에 대비하고, 꽉짜여진 제도의 틈새에서 나의 공간과 목소리를 내기 위해 비혼과 퀴어를 위한 <찬란한 유언장>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장서연 변호사(공익변호사그룹공감/가족구성권연구모임)의 강의를 통해 효력있는 유언장 쓰기와 상속제도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한가람 변호사(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족구성권연구모임/희망을만드는법)와 함께 유언장 작성 예시를 꼼꼼히 뜯어보면서 소중한 팁들을 전수받았습니다.

 

 

 

                     

20100526_찬란한유언장_자료집.pdf


자필 증서

여러 종류의 유언 중, <자필 유언>은 전문을 자필로 작성해야하며, 1) 성명 2) 작성 날짜 3) 주소 4) 날인 (도장 또는 지장)이 있어야 효력을 가진다는 사실! 그리고 여러 유언장 중 가장 최신의 날짜로 작성된 유언장이 효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두세요.


상속

유언이 없을 경우, 망자의 재산은 법률의 규정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상속인의 범위와 순위에 따라 상속되는 것이죠. 또한, 유언이 있다고 해도 법적 상속인들이 자기 몫의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는 점 역시 알아두어야겠죠?


이러한 법의 틈새에서 유언장은 비정상가족들을 위한 중요한 미래기획이 될 수 있겠지요. 유언장, 그리고 생전에 이러한 의사를 주변에 공표함으로써 사후통제권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해집니다. 이 틈새를 더욱 넓혀가기 위해 가족구성권연구모임에서는 동거계약서, 의료위임장, 사전의료지시서 등 활용할 수 있는 제도들을 유언장과 함께 엮어나갈 계획이에요.

 

 

 

배워서 남주지 않고, 직접 유언장을 작성하는 시간. 사뭇 진지한 표정, 죽음과 관계의 무게 때문에 쉬이 써내려가지 못하는 표정, 주변인들에게 슬픔이 아닌 선물을 선사하고픈 마음들. 서로의 유언장을 나누는 시간에는 재미있고 기발한 유언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절대 영혼결혼식 따윈 하지 말아달라’

‘장례식에서 나의 소중한 성소수자 친구들이 의기소침하지 않게 신경써달라’

‘나의 모든 인터넷 계정들을 탈퇴해달라’

 

 

  

 


등등. 가족제도 바깥의 비정상가족들이 유언장에 남긴 생생한 목소리는

5월26일~6월1일 대학로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자료집을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찬란한 유언장>을 작성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생각나는 사람들과 하고 싶은 말들, 죽음 이후 남은 이들을 위한 위로를 엮어 서랍 어딘가에 살며시 넣어두고 험난한 세상을 비범하게 나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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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스포일러] 5화 - 장애여성, 결혼 이후의 가족

비범한 프로젝트 2012.04.27 15:17

 프로젝트 스포일러 미리 알아서 재미없어지는 얄미운 스포일러가 아닌 비범한 프로젝트를 즐기기 위한 풍부한 오감을 만들어주는 스포일러! 전시회 및 스토리북에 소개될 10가족들의 인터뷰 및 사진촬영 에피소드를 조금씩, 조금씩 흘려드립니다!

 

[5화] 장애여성, 결혼 이후의 가족

 


 

장애여성의 가족의 경험을 듣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실은 머리가 많이 복잡했어요. 가족구성권연구모임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장애여성공감이라는 장애여성단체를 통해서만 보아도 수많은 다양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오는 것 같았거든요. 시설에서 살아가다가 몇몇 마음맞는 생활인들과 함께 독립해서 살아가는 경우도 있고, 시설이나 원가족으로부터 독립해서 체험홈에 머무르는 경험도 있고, 결혼을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경우도 있고, 그 모든 경우에 빈곤이 겹쳐져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에 따라 또다시 많은 차원을 만들어내고 있죠.


우리는 지원씨를 만나기로 했어요. 장애여성공감에서 춤추는허리라는 연극팀 담당자로 일하고 있고, 중증장애를 가졌으며, 법적인 혼인을 했고, 3살의 딸을 기르고 있는 사람.


어찌보면 법제도적 인정을 받지 못함으로써 차별을 받는 다른 가족들과는 차이가 있는 지원씨의 가족입니다. 하지만 가족구성의 권리라는 것이 결혼으로 완성되거나 해결되는 문제일 수 없다는 점에서, 장애라는 조건을 가진 여성이 결혼생활과 임신출산, 육아의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결들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지원씨의 일터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지원씨의 원가족 이야기를 듣고, 2차로 현재의 가족 얘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원씨의 남편 남중씨가 요새 지원씨의 활동보조역할을 하면서 함께 출퇴근을 하느라 같이 계셨던 거예요! 그래서 두분의 만남과 지금까지의 생활에 대한 얘기를 먼저 시작해보았습니다.


(좌) 위풍당당 지원씨와 쑥스러운 남중씨와의 첫만남! 

(우) 지원씨가 진행하는 장애여성연극팀 '춤추는허리'의 연습 현장

 

 

 

두 분이 만나서 연애를 하게 된 과정, 양가의 집안이 알게 되었던 과정과 남편쪽 집안에서 강하게 반대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와 협박으로 인해 오히려 더 빨리) 결혼을 결정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결혼을 하고, 양가의 가족으로부터 인정받게 된 것, 아이를 낳고 더 가족에게 인정받게 된 것, 임대아파트를 얻어 분가를 하게 된 것의 흐름을 들을 수 있었어요.


중증장애를 가진 지원씨 못지않게 가벼운 장애를 가진 남중씨도 결혼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주변에 가족, 친구 등에게 큰 지지를 받지 못해 더 용기를 내어야 했던 것, 지금도 둘이 다니거나 딸까지 셋이 다니면 부부나 가족으로 보지 않는 것, 혹은 자신에게만 안쓰러운 시선을 보내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두 번째 인터뷰를 위해서 지원씨의 가족이 살고 있는 집에 방문했습니다. 작은 임대아파트였지요. 아침에 도착해 딸 하은이는 어린이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아침엔 아빠가 하은이를 데려가고, 돌아올 때는 활동보조인이 하은이 하교를 돕습니다. 그리고 저녁때까지 육아를 보조하게 되지요.

 

(좌) 장애여성의 눈높이에 맞는 가구와 하은이를 위한 다종다기한 장난감이 어우리진 지원씨네 집

(우) 외출준비중인 가족. 제 신발과 가방을 알아서 준비하는 딸 하은이.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지원씨 경험을 중심으로 어린 시절부터 쭉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서 들었고, 남중씨과 만나게 되었던 과정은 1차 때 들어서 조금 생략할 수 있었구요.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느끼게 된 것들까지 이어갔어요.


최근에는 양육을 보조하는 활동보조인과 지원씨네 집에 가까이 사는 지원씨 어머니와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독립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신걸 알게 되었어요. 남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의사결정이 중요하게 존중되는 것이 많은 장애여성들의 미션이자 활동보조인과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원씨는 또한 어머니와의 거리조절을 통해서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것에 대한 고민 또한 남중씨와의 동등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지원씨의 가족입니다.


요런요런 지원씨네 가족을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집에서의 일상적인 모습, 지원씨의 일터모습, 그리고 스튜디오 촬영을 해보았습니다. 지원씨네 가족이 놓인 다양한 조건들과 관계가 잘 드러나는 것, 그래서 여전히 가족구성은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이 전시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좌) 나름 들떠있었지만 머리 빗기를 싫어했던 하은이^^

(가) 그날 활약했던 휴~스타일리스트

(우) 구도를 잡아보기 위해서 기획단은 포즈를 취해봅니다. (조금 부끄럽네요)

 

인터뷰: 타리 자루 (도움, 장애여성공감 진경)

촬영: 더지 강치 조윤 휴이 타리

글 : 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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